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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주식 이야기

군인공제회의 이상한 자회사 매각 (본드와이즈에 한국캐피탈 매각)

군인공제회가 趙榮鎬(조영호) 前(전) 이사장이 사퇴할 무렵인 지난 2008년 말 자금동원 능력에 의심이 가는 페이퍼 컴퍼니에 子(자)회사인 한국캐피탈을 매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조영호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학군(ROTC) 7기로 임관해 37사단장과 9군단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6년 盧武鉉(노무현) 정권 시절, 학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군인공제회 이사장에 선출됐다.
 
  한국캐피탈 매각 부분을 내사하고 있는 수사 관계자 A씨는 “한국캐피탈 인수 회사의 실제 오너가 이 회사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대출을 저질렀다가 현재 구속수감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오너 가운데 또 다른 한 명은 지명수배 상태로 기소중지 여러 건이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국캐피탈을 인수한 회사의 실제 오너들은 사채업과 비정상적인 M&A 방법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겨 온 사람들”이라며 “군인공제회가 이들에게 알짜배기 자회사를 넘긴 건 특혜매각”이라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12월 30일 자회사인 한국캐피탈을 싱가포르系(계) 사모펀드인 본드와이즈 코리아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1088억원. 한국캐피탈의 전체 주식 가운데 52%를 인수한 본드와이즈 코리아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어 한국캐피탈 경영권을 확보했다.
 
  한국캐피탈은 한국리스, 경남리스 등이 합병된 여신 전문회사로, 군인공제회는 지난 2001년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실적은 양호했다. 2008년의 경우 매출액 1181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영업이익률 28%), 당기순이익은 254억원이었다.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량을 측정하는 지표인 유보율도 130%로 안정적이었다.
 
 
  중도금 납부 늦어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2004년 7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군인공제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한 자료를 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양측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르면, 본드와이즈 코리아는 매매계약 당일 계약금 200억원을 내고, 2009년 1월 23일까지 중도금 200억원, 3월 31일까지 잔금 688억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본드와이즈 코리아는 중도금 가운데 100억원을 제때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공제회 양성기 차장은 “중도금 납부가 며칠 늦춰진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본드와이즈 코리아는 싱가포르계 사모펀드인 본드와이즈가 한국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지난해 12월 23일 설립된 이 회사의 대표는 손모씨. 손 대표는 기술신용보증기금 부장 출신이다. 손 대표는 기술보증기금에서 퇴사한 후, M&A 매물이 나올 때마다 프로젝트팀 형태로 모여 인수에 참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가 인수대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본드와이즈 코리아가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려고 하는데 현재 한국캐피탈에 관심을 가지는 기관투자가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본드와이즈 코리아가 중도금 납부를 한 차례 늦춘 후부터, 이 회사의 인수능력에 대해 더욱 회의적인 분위기다.
 
  군인공제회가 한국캐피탈을 본드와이즈 코리아에 매각한 이유가 뭘까? 군인공제회는 본드와이즈 코리아의 인수능력을 구체적으로 알아봤을까? 군인공제회 김창현 본부장과 한국캐피탈 매각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캐피탈의 경영상태는 양호하더군요. 이 회사를 매각하게 된 이유가 뭡니까.
 
  “한국캐피탈은 중부리스와 경남리스 등이 합병한 회사입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캐피탈의 수익모델이 불투명했어요. 그래서 당시 한국캐피탈은 수익모델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죠. 이 때문에 저희 군인공제회에서는 한국캐피탈을 매각하게 된 겁니다.”
 
  ―언제부터 군인공제회가 한국캐피탈을 인수한 겁니까.
 
  “지난 2001년에 저희가 이 회사의 부실채권 약 2968억원을 사들이면서, 최대주주가 됐어요. 지난 8년 동안 한국캐피탈을 통해 약 4886억원을 회수했죠. 군인공제회가 거둬들인 수익률이 연 23.6%입니다. 저희는 한국캐피탈에 투자해서 충분히 이익을 봤습니다.”
 
 
  “JP 모건에 본드와이즈 코리아 평가 맡겼다”
 
김승광 군인공제회 전 이사장.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됐다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

  ―본드와이즈 코리아는 싱가포르계 페이퍼 컴퍼니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회사에 한국캐피탈을 매각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도 이 회사가 페이퍼 컴퍼니인 것을 알고 있어요. 이런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금융회사를 많이 인수하지 않습니까? 저희는 어떤 회사라도 인수능력만 있으면 매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회사의 재무능력에 대해서 검증을 했습니까.
 
  “지난해에 한국캐피탈을 매각하려다 한 번 실패했습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져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계 IB(투자은행)인 JP 모건에 한국캐피탈 매수자 선정을 맡겼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계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JP 모건이 적임자라고 생각해 이 회사에 매수자 선정을 맡겼습니다.”
 
  ―군인공제회 본부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나요.
 
  “네. JP 모건의 네트워크에 의지했죠. JP 모건이 자신의 고객들 가운데 한 곳을 데리고 온 게 본드와이즈입니다. JP 모건이 이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한 검증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본드와이즈 코리아는 지난 1월 23일 중도금 200억원을 제때 납부하지 못했더군요. 이 회사가 3월 31일까지 잔금 688억원을 낼 수 있겠습니까.
 
  “매매를 하다 보면, 중도금이나 잔금을 늦게 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회사가 3월 31일까지 잔금을 못 내면, 계약서에 따라 계약이 해지되며 계약금과 중도금을 저희가 가지면 됩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본드와이즈 코리아의 재무능력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회사에 군인공제회 자산을 매각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본부에서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JP 모건이 자격 있는 회사를 추천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계약서에 따라 JP 모건과 본드와이즈 코리아에 책임을 물으면 됩니다.”
 
 
  실소유주 2명 구속·수배 상태
 
한국캐피탈을 본드와이즈 코리아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조영호 전 이사장.

  본드와이즈 코리아에 한국캐피탈을 넘긴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군인공제회의 입장과 달리, 수사관계자 A씨는 “전형적인 특혜매각”이라고 말했다. A씨의 이야기다.
 
  “군인공제회의 재산은 일반기업의 재산과 다릅니다. 군인공제회는 전국의 군인들이 매달 납부하는 돈으로 운영하는 公的(공적) 재산입니다. 공무원 연금이나 마찬가지예요. 따라서 이 재산을 운영, 매각하는 데는 엄격한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군인공제회 자회사를 인수한 본드와이즈 코리아는 자본이 없는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예요. 한국캐피탈이라는 알짜 회사를, 설립한 지 몇 개월도 안된 회사에 넘긴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갑니까? 주인이 누군지 모르고, 자본이 얼마인지 모르는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에 특혜를 준 겁니다.”
 
  ―본드와이즈 코리아가 문제가 있는 회사입니까.
 
  “페이퍼 컴퍼니들 가운데서도 문제가 없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아니에요. 이 회사의 實(실) 소유주는 이모, L씨 등 세 명이에요. 이들이 손모씨를 고용해서 한국캐피탈 인수를 맡겼어요. 내사 결과, 세 명의 소유주들은 손씨에게 인수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20억원을 주기로 했습니다.”
 
  ―페이퍼 컴퍼니의 실질 소유주들은 전면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잖습니까. 그게 문제가 되나요.
 
  “본드와이즈 코리아의 실소유주들의 전과가 문제가 됩니다. 이들은 사채나, 비정상적인 M&A로 유명한 사람들입니다. L씨는 현재 수배 중으로, 기소중지된 사건이 여러 건이에요. 사채놀이, 주가조작 등으로 명동 일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그리고 이모씨는 현재 구속되어 성동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무슨 일로 구속됐나요.
 
  “한국캐피탈 인수 중도금을 내기 위해 불법대출을 했습니다. 이들이 지난 1월 말 군인공제회에 중도금을 200억원을 내야 하는데,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모씨가 모 은행 지점장과 공모해 불법대출금 100억원을 받았어요. 이 돈으로 겨우 중도금을 냈습니다. 중도금을 냈으니, 은행에 다시 100억원을 갚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한국캐피탈 매매계약서를 명동의 모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맡기고 100억원을 빌리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았어요. 결국 불법대출한 사실이 은행 측에 알려져, 이모씨와 지점장 모두 구속됐죠.”
 
  수사관계자 A씨는 “이모씨가 명동에 매매계약서를 가지고 돈을 빌리려고 했다는 소문이 돌아 內査(내사)에 착수했다”며 “한때 증권가에서 한국캐피탈 매매가 물 건너 갔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했다.
 
 
  “잔금 못 치러도 회사 소유권 가져올 수 있다”
 
  ―군인공제회에서는 본드와이즈 코리아가 3월 31일까지 잔금을 내지 못하면, 계약이 파기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계약서를 보면 ‘3월 31일까지 또는 당사자들이 별도로 합의한 날까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라고 돼 있습니다. 31일까지 잔금을 못 치르면, 별도의 합의를 해서 최대한 납부기한을 연장하겠죠. 대개 이런 식으로 연장합니다. ‘납부기한 연장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면, ‘큰 계약은 잔금을 제때 치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해요.”
 
  ―납부기한까지 연장을 하지 못하면,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아닌가요.
 
  “본드와이즈 코리아가 중도금을 못 냈다면, 계약서대로 계약이 파기됩니다. 하지만 중도금을 냈고 계약의 내용대로 당사자들이 별도로 합의를 하였다면 얼마든지 연기가 됩니다. 이점이 특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되면 이번계약은 매수자가 잔금을 치르지 못해도 매도자가 법적 소유권을 매수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넘기지 못해요.
 
  매수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즉 특약이 있으면 잔금납부 기한이 얼마든지 연기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자금유동성 특성으로 인하여 자칫 계약내용과 다를 수 있는 사안이 발견되면, 매수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송 등 이의를 제기하죠. 소송이 장기간 진행되면, 한국캐피탈의 자산가치가 떨어질 겁니다. 결국 매도자들이 어쩔 수 없이 합의를 하겠죠. 이게 본드와이즈 코리아 실소유주들의 주특기입니다.”
 
  ―계약금과 중도금은 어떻게 됩니까.
 
  “군인공제회에서 압류할 수 있겠죠. 하지만 실질 소유주들이 계약금과 중도금에 대해 소송을 걸 수 있어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보세요. 한화가 계약금만 걸고, 중도금을 못 내서 소유권은 가져오지 못했죠? 하지만 산업은행에 맡긴 계약금 3000억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잖습니까. 이들도 400억원을 돌려달라고 군인공제회에 끊임없이 소송을 걸 겁니다.”
 
  ―군인공제회에서 소유권이전 소송을 걸면 어떻게 됩니까.
 
  “이들이 바라는 거죠. ‘얼쑤 좋다’ 할 겁니다. 소유권이전 소송은 민사소송이라, 몇 년을 끌 수 있어요. 그동안 소유권이 공중에 ‘붕’ 뜬 한국캐피탈은 점점 자산가치가 떨어질 겁니다. 주인이 없어 표류하는 회사가 영업을 잘할 수 있겠어요? 매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동안, 실질 소유주들은 한국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나 앞으로 들어올 돈을 외부에 유출시키지 않도록 소송을 걸 겁니다. 자신들도 소유권이 있다는 논리죠.”
 
  ―그러다 어떻게 되는 겁니까.
 
  “2~3년 지나서 회사가치가 떨어지고, 매도자가 지칠 때 더 싸게 후려치는 겁니다. 그동안 매도자 측에 끊임없이 로비를 하겠죠. 어차피 주인 없는 회사인 군인공제회 담당자들이 바뀌면, ‘에라 골치 아픈 거 빨리 넘겨 버리자’라는 심정이 돼요. 그때 돈과 향응을 베풀어서 회사를 먹어버리는 겁니다.”
 
  수사관계자 A씨에 따르면,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S신용금고를 적은 돈으로 인수했다고 한다. S신용금고를 매도한 원소유주는 이들의 수법에 걸려, 소송도 내지 못하고 마음 고생만 하고 있다는 것.
 
 
  “본드와이즈 코리아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알 필요 없다”
 
  A씨에 따르면, 이들이 비슷한 수법으로 부동산에서 돈 버는 방법은 이렇다. 우선 먹잇감을 하나 물색한다. 예를 들어 100억원짜리 땅 소유주가 있다. 그런데 이 소유주는 땅 외에 돈이 별로 없고, 빚이 많다. 이런 사람이 가장 좋은 먹잇감이다. 이들은 땅 주인에게 접근해서 매매계약을 한다. 그 전에 사채업자에게 20억원을 빌려 놓는 걸 잊지 않는다.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계약금 10억원, 중도금 10억원을 준후 잔금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특약사항을 만들어 놓는다. 그 후에는 ‘게임 끝’이다. A씨의 이야기다.
 
  “중도금 주고 나서 특약사항을 핑계로 돈을 만들고 있다고 버티는 겁니다. 이들이 돈을 주지 않으면, 빚이 많아 땅을 보유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매수자들에게 끌려가는 거예요.
 
  그러면 이들은 한국토지신탁에 가서, 이 땅이 1000억원이 될 여지가 있다는 신탁증서를 떼 옵니다. 여러 인맥이 동원되고, 로비가 이루어지겠죠. 그렇게 받은 증서를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130억원을 대출 받아, 사채업자에게 갚습니다. 그리고 3~4년 지나면 땅값이 몇 배 오릅니다. 그냥 앉아서 몇 백억 원 챙기는 겁니다.”
 
  ―본드와이즈 코리아의 실소유주들이 잔금을 못 치러도, 군인공제회는 계약서에 따라 잔금에 대한 이자를 받을 수 있더군요. 군인공제회 입장에서는 큰 피해가 없지 않습니까.
 
  “군인공제회의 피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죠. 재무능력이 충분한 회사에 팔았으면 소송비용, 시간, 기회비용 등을 아낄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번 사건은 ‘군인공제회의 피해가 얼마냐’가 핵심이 아니라, 군인공제회의 공적인 재산을 자격 없는 자들에게 특혜매각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조영호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과 간부 5명이 12월 16일자로 일괄사표를 냈더군요. 이들이 사직 전에 한국캐피탈 매각을 결정했고, 매매계약은 12월 30일자로 이뤄졌습니다. 이들이 사퇴를 앞두고, 자격 없는 회사에 매각을 결정해야 할 정도로 급박한 사안인지 의문이에요.”
 
  필자는 군인공제회에 본드와이즈 코리아의 실질 소유주를 확인했는지 물어봤지만, 군인공제회 측은 “실질 소유주가 누군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했다. 군인공제회 측은 “JP 모건 담당자와 본드와이즈 코리아 관계자들의 연락처를 알려줄 테니 그쪽에 물어보라”고 했다.
 
  본드와이즈 코리아 손모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다. 손 대표는 본드와이즈 코리아와 관련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손 대표의 말이다.
 
  “월간조선이 본드와이즈 코리아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하는 L모씨는 모르는 사람이며, 이모씨는 사업상 가끔 만나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이모씨는 한국캐피탈 인수와 관련해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이모씨가 100억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그가 받은 100억원이 우리 회사로 안 들어왔다는 게 밝혀 졌어요. 몇 개 그룹이 저희 회사에 투자했지만, 이들은 한국캐피탈 인수에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 군인공제회와 끊이지 않는 비리 의혹들
 
  지난 1984년 설립된 군인공제회는 직업군인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회원인 군인들은 군인공제회에 매달 기여금을 내고, 군인공제회는 이를 투자해 벌어놓은 이익금으로 군에서 퇴역한 회원들에게 연금을 지급한다. 군인공제회는 설립된 이후, 지난 24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덕분에 지난 2008년 가입 회원 수 약 16만명, 자산 약 8조원대로 성장, 금융계의 큰손이 됐다.
 
  이처럼 덩치가 커지고 엄청난 규모의 기금이 쌓이면서, 군인공제회는 각종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1월 검찰은 모 업체의 해외부동산개발사업과 관련, 盧武鉉(노무현) 前(전) 대통령의 측근 李康哲(이강철·61) 전 청와대 정무특보와 군인공제회 사이에 금품로비가 있었는지를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7년 9월에는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鄭允在(정윤재·45)씨와 한림토건 김상진(44)씨의 유착의혹 수사 과정에서 군인공제회도 연관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군인공제회는 자회사 대한토지신탁의 보증으로 금융권에서 1000억원 이상을 대출받아 김상진씨가 대표인 모 회사의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재개발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작년 9월에는 군인공제회 전 이사장 金勝廣(김승광·65)씨가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에너지절약 업체인 케너텍에 투자하는 代價(대가)로 3만주(76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또 지난 2007년 5월에는 탄현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가 군인공제회로부터 약 3500억원대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군인공제회 고위간부가 개입한 사실이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2008년 1월에는 신용상태가 불량한 사업체에 110억원을 대출해준 혐의로 금융투자본부 운용팀장 김모(57)씨가 구속됐다. 김씨가 이 사업을 추진하던 사채업자 이모씨에게 개인적으로 지고 있던 10억원의 保證債務(보증채무) 때문에 무리하게 대출해 준 것이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2006년에는 퇴역한 將星(장성)들이 많이 살고 있는 ‘현대슈퍼빌’ 분양사건이 언론에 공개됐다. 군인공제회와 현대건설은 2000년 서울 서초구에 고급 복합건물 ‘현대슈퍼빌’을 분양할 때 계약서와 광고에 분양면적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았다.
 
  〈月刊朝鮮 인턴기자 이무늬〉